나는 왜 MTE를 왜 하는가?
신정호
나는 자폐를 가진 14살 아들 호경이와, ADHD를 가진 12살 유찬이의 엄마이다. 나는 MTE의 창립 멤버이면서 현재 MTE에서 서기와 회계를 맡고 있고, 그밖에 문화 관련 이벤트 업무 추진도 담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하면 잡다한 일들을 많이 맡고 있는 일꾼이라고나 할까? 이제부터 호경이를 위해 시작한 이 MTE가 어떻게 우리 가족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되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한다.
시작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MTE의 시작, 앤쌤이 공동체형 수업을 하신다고 했을때,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이상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수업은 어떻게 보면, 24년 여름, 두 달동안 오지은씨 집에서 열린 ‘아이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과 그 이전부터 있었던 앤쌤의 수업, 호경이는 참석한 적이 없었던, 이 결합된 것이다. 앤쌤의 토요일 수업에, 봉쌤과, 엄마가 함께 참여해서 같이 만들어 가는 수업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그 당시 홍쌤 세션을 더 이상 in person으로 할 수가 없어서 토요일 스케줄이 비기도 했고, 호경이를 위한 또 다른 새로운 세션을 찾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나는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점점 나이들어 갈수록 새로운 곳을 가는 것도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주저하는 상황이라, 나를 강제로라도 아이와 함께 이끌어 줄 곳이 필요했다. 비록 이 활동이 생각만큼 효과가 없을지라도, 분명 안 한 것보다는 나으리라는 확신은 있었다. 어쩌면 내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하긴 한다는 면죄부를 주고 싶었는지도..
알고 지내던 가족들과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적응하고 어떻게든 아이가 이 안에서 뭔가 배우고, 소중한 친구를 찾고 관계를 배우며 아주 조금씩 성장했으면 하는 맘으로 매주를 달렸다. 사실 지금도 그런 심정이고, 정확히 매시간마다 어떤 변화가 있고 어떤 소득이 있는지는 계산해 보진 않았다. 그냥 믿음 뿐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했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정말 많은 것들을 함께 했다. 앤쌤의 강의와 에세이 쓰기, 그리고 엄마들의 준비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우리 안에서 두번째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기대면서 가졌던 정규 수업 이외에, 아웃팅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에너지를 발산하고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앤쌤이 처음부터 바랬던 공동체의 모습, 엄마들이 BI가 되고 선생님이 되는 그런 수업을 올해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을 발휘해서 수업도 하고, 엄마들만 하던 식사 준비를, 아이들이 참여해서 배우는 Food Session으로 바꾸었다. 비록 엄마들이 더 많은 에너지를, 저 밑 단전에서 끌어올려 쏟아내야 하지만, 이 것 또한 더 나은 MTE를 위한 과정이리라.
나는 나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런 헌신적인 엄마가 아니란 것을 안다. 그리고 나름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었다라고 생각은 하지만, 나의 교육 방식이 나의 아이들에게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내가, 우리가, 아이들이 지금 당장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교육을 통해 보다 잘 이해시킬 수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 엄마인 나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엄마 선생님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조금씩 배우고 나아지리라. 그런 나와 나의 아이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쉼터이자 배움의 장소가 MTE 라고 생각한다. 항상 가고 싶고, 기다려지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학교처럼 꼭 가야 하는 사명감이 드는 곳. 나는 이 곳이 neurodivergent인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내던져지기 전에 공동체를 배우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정 이외에 아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큰 울타리가 되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 이 곳이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 경험으로 호경이가 다른 친구의 거름이 될 수 있을지도..
그러나, 모든 일이 그렇듯, 한창 빠져서 희망적이다가, 어떤 순간은 ‘이게 될까?’ 싶은 때도 있다. 지금이 그런 듯. 앞만 보고 달려오다 잠시 쉬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앞서 달리지 않고 맨 뒤에서 따라만 가고 있는 중이다. 아마 잠시 그럴 것이다. 항상 희망과 희심, 후회가 계속 되는 적은 없으니까. 그래서 오늘도 달린다. 하루하루 도장깨기 하듯, 나의 작은 할일을 마치고, 지워가듯이. 오늘 하루 호경이가, 유찬이가 무탈히, 즐겁게 학교 생활을 했다는 소식 하나가 오늘을 버티게 해준다. 나에게 외쳐본다. 화이팅!